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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만 유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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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 군자불기(君子不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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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6-05 09:17 조회9,3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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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에는 주로 길거리에서 심심풀이로 땅콩을 사 먹었는데 나이 들어가며 치아가 흔들거리면 사 먹을 생각조차 못하고, 어느새 60대가 되면서는 가끔 빵과 함께 땅콩버터를 발라 식사대용으로 즐겼다. 이미 70이 다 되어 틀니를 한 이후에도 부드러운 땅콩버터를 애용할 것 같다. 먹는 맛은 잃었어도 다행히 영양 면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고 한다.

특히 심혈관 건강에 이롭고 다이어트가 되며 뇌 건강에도 좋다고 하니 평생 도락이 될 만하지 않은가. 그래서 인터넷에 들어가 땅콩버터를 만들어 먹는 방법을 배워서 가끔 재료를 사다가 직접 제조하기로 마음을 먹어 본다.

군자불기(君子不器), 요즘 군자다운 사람이 필요하다는 마음이 들지 않으세요?

사회가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하고 있는 데 비해서 사람다운 사람이 필요함을 절감하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신문 광고 멘트에도 ‘사람이 미래다’라고 대문짝만하게 실리고 야간에도 대형 형광판이 빌딩 위에 설치되어 있다.

회사마다 인재를 선발하는 방법도 다양해졌다. 실력과 능력 위주로 선발하던 종래의 방법으로는 시대를 창조해가는 인재발굴의 한계를 느끼고 단체 생활에 잘 적응하는 인성을 중시하여 술자리를 갖고 대화를 통해서 사람의 기본 품성을 알아본 뒤 선발하기도 한다.

어느 특정 분야의 전문가보다는 지덕체(智德體)를 골고루 겸비한 사람을 원한다는 이야기다. 입사 경쟁률도 높아지고 취업 전쟁이 나날이 심해지므로 이에 대한 열망도 비례하는 것은 당연하다. 경력이나 자격증과 같은 스펙도 참고는 되겠지만 중요한 것은 두루 소통하는 인간미라는 것이다.

1970년대를 전후하여 산업화와 민주화의 물결이 워낙 센바람이 불어 인성교육이 뒷전으로 밀린 탓에 2000년대를 전후하여 사회 부조리 현상이 도처에서 나타나고 도덕불감증에 시달리다가 마침내 사회가 보수와 진보, 빈부의 양극화 현상이 노골화되고 갈등을 낳으면서 최근에야 비로소 국회에서 인성교육진흥법이 통과되어 교육의 기본적 개혁의 물꼬를 트게 되었다.

종교계에서도 신앙인으로서 ‘답게 삽시다’라는 슬로건을 걸고 7대 종단 대표들이 협의체를 만들어 사람마다 마음과 몸을 추스르고 ‘사람답게 살자’는 운동을 공동으로 전개하고 있다. 정치인은 정치인답게, 경제인은 경제인답게, 예능인은 예능인답게 각자의 위치에서 사람답게 생각하고 처신하는 문화를 재창조하자는 취지이다.

종교인, 정치인, 경제인, 법조인, 체육인, 연예인 등은 시대를 이끌어가는 지성인이고 문화인이다. 민주주의의 원칙에 따라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지도층으로서의 품격을 보여야 다수의 대중은 이를 신뢰하고 안정된 생활을 영위해 갈 수 있다.

그래서 군자불기(君子不器)라는 사자성어가 춘추시대의 전쟁 혼란기를 살면서 공자에 의해 강조되었던 것이다. 군자는 공자가 평생 추구하고 제시한 인간상이다. 어느 시대나 나라건 그 시대를 이끌어 가는 소수의 집단이 있다. 정치적으로는 천자나 왕족, 제후나 대부 등이 군(君)에 속하고 교육적으로는 성인 현철과 같은 인품을 지닌 스승이나 선생이 자(子)에 속한다. 그래서 군자(君子)란 정교일치적(政敎一致的) 인격수양을 터득한 지도층 인사를 통칭한다고 하겠다.

오늘날은 근 30여 년 전문교육에 힘쓴 나머지 다양한 분야에 인재가 배출되어 각계를 이끌어 가는 전문인은 많아도 전체를 아울러 통합해가는 능력을 지닌 인물이 부족하다. 그 결과 사회의 어른이 없다는 한탄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학식 있는 사람일수록 범죄자가 늘고 있고, 공무원 사회에서는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없다는 자조 섞인 표현이 나올 정도로 부정부패가 고질병처럼 번지고 있다. 엄연히 국민이 주인인 헌법정신과 전인교육으로 인간세계를 널리 유익하게 하라는 홍익인간(弘益人間) 정신이 명시되어 있지만 이를 아랑곳하지 않고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약육강식하려는 사익동물(私益動物)로 변질하고 있다. 즉 개인주의와 자본주의가 서로 정경유착하며 권력을 추구하고 경제를 주무르면서 명예를 탐하는 비인간적 추태 현상이 노골화되고 있다.

군자불기(君子不器)! 군자는 틀에 박힌 전문가가 아니다. 군자는 자유자재한 지성과 감성이 조화된 성숙한 사람으로 이해되어야 하고, 그런 삶을 추구하는 새로운 인간상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것은 과거에 없던 인간상이 아니라 잃어버린 인간성을 회복하는 일로서 얼마든지 다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신(神)이나 물질이나 정치 경제문제에 있어서 틀에 박힌 사고를 극복해간다면 누구에게나 문은 활짝 열려 있는 것이다. 융합의 시대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기존의 사고의 틀과 삶의 방식에 문호를 활짝 개방하고 폭넓은 지식과 수도(修道)를 체험해 간다면 누구나 군자다운 품격에 도달할 수 있는 길은 얼마든지 있는 것이다.

                                    <다음은 극기복례(克己復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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